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2009년 제4차 천주교 전국사제 시국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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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제4차 천주교전국사제시국선언문


대한민국 경찰·검찰·법원은 자본권력 용역인가?

빌라도는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며 “너희가 맡아서 처리하여라. 나는 이 사람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였다.(마태오복음 27,24)

1. 죽음을 부르는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불의가 검은 강물처럼 넘실거리고, 독버섯 같은 죄악은 활짝 꽃을 피웠다. 권력자들이 지꺼리는 추악한 거짓과 노골스런 탐욕이 갈수록 당당하고 뻔뻔스러워지는데 허다한 생명들은 무참히 시들어간다. 지난주 재판 두 건 결과는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 발전에 백해무익한 정치집단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해 주었다. 보편스런 국민 권리를 위해 마련된 갖가지 권능을 특정 자본권력과 극소수를 위해서 그릇되게 남용하고, 이의를 내놓는 국민에게는 가혹한 철퇴를 휘두르고 있으니 도저히 정부라고 볼 수 없고 차라리 강도 집단이라고 해야 옳다. 바야흐로 신앙과 양심 이름으로 국민 불복종 선언을 결정해야 할 때가 닥쳤다.

2. 10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한양석 부장판사)는 구속된 용산 철거민 아홉 사람에게 6년 중형을 선고했다. 누차 지적했지만 검찰은 끝까지 핵심수사기록 3천 쪽을 감췄고, 재판부는 핵심수사기록 공개 명령을 거부한 검찰 주장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이로써 무리한 공권력 진압작전으로 빚어진 용산참사는 검찰과 법원이 합작한 부정한 판결로 일단락되었다. 가히 수미쌍관(首尾雙關) 완결판이라 하겠다. 참사발생 이전부터 참사 287일째를 맞는 오늘까지 어떤 국가 기관도 일터와 삶터를 빼앗긴 채 울부짖는 국민을 편들어 주지 않았다. 용산구, 서울시, 경찰청, 정부 여당 그리고 검찰과 법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재개발건설사 이익을 도모했다. 그런 점에서 판결 의미는 실로 중차대하다. 앞으로 자본권력 이해에 맞서는 자는 누구나 이와 같은 최후를 맞는다고 국가기관이 선고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슬프다! 가해자인 국가권력이 반성은커녕 피해자 국민들을 단죄해버렸으니 이토록 가혹하고 불합리한 형벌권 행사를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국민을 괴롭히고 특정권력을 위해서만 복무하는 국가형벌권이라면 그 위임을 철회하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3. 헌법재판소가 한 결정으로 그럴 이유가 더욱 절실해졌다. 언론법 관련 기상천외한 헌법재판소 판결은 놀랍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심의표결권 침해, 대리투표와 일사부재 위배며 입법절차가 위법하다고 낱낱이 밝혔으면서도 법안 효력을 인정해버렸다. ‘과정은 위법이나 결과는 합법’이라니 도대체 무슨 짓인가? 뻔뻔스러운 국가 권력기관을 국민이 인내할 수준을 훨씬 넘어 버렸다. ‘악법도 법’이라던 유신독재가 부활한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위법도 법’이라는 괴설이 어찌 이리 위풍당당한가?

4. 부당한 권력기관 처신이 어디서 비롯했는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것은 2007년 말 삼성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듯 자본이 매수하고 더럽힌 현상 때문이다. 당시 김용철 변호사와 우리 사제단은 재벌기업 일가 비자금 축적과 경영권 불법승계 그리고 이를 무마하기 위한 불법 로비 실상을 낱낱이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검찰 그리고 특검, 마지막으로 법원까지 극구 진실을 가리고 사실규명을 방해하였다. 저들은 이런 공통된 태도야 말로 매수와 부패 실상을 반증해주는 것임을 알지 못했다. 용산참사와 언론법에 관한 두 가지 어이없는 판결은 이런 맥락에서 빚어진 웃지 못 할 촌극이다.

5. 지금 대한민국은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과 같은 운명을 맞고 있다.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재앙과 파국을 면할 길이 없다. 과연 누가 나서서 멸절 직전에 놓인 민주주의를 살려내고, 파괴일로를 걷고 있는 자연생태계와 아이들의 미래를 지킬 것인가? 오로지 국민 각자 손에 달렸다. 권력 주인이 바로 국민이라는 진리를 확고부동하게 만들지 못하면 무참히 얻어맞고 일터에서 쫓겨나 감옥에 갇히는 불쌍한 종살이는 나날이 극심해진다.

6. 한편 오만하고 탐욕스런 괴물을 바로 국민이 낳았다는 점 또한 통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우리부터 욕심을 줄이고, 약자에게 겸손하며 공정과 원칙에 입각한 삶을 살지 않는 한 국가권력은 언제나 우리를 괴롭히고 핍박한다. 힘든 때 일수록 희망을 주는 표징을 해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지난 4월에 이어 10월 28일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연패하였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와 여당의 실체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대학생들이 적극 나서서 분발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더욱이 헌재 판결을 보며 비분강개 대신 명랑한 풍자로 즉각 대응하는 네티즌 태도는 촛불 이후에도 시민 자신감과 활력이 여전함을 증명해주었다. 부디 불굴하는 정신으로 정부 탈선과 광기를 잠재우고 새로운 국가 공동체를 준비하는 일에 다 같이 신명을 내자. 군사독재 흉악을 물리쳤던 우리 저력을 기억하자.


2009년 11월 2일 죽은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고 위령하는 날에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친일매국파 딜레마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132741


사진 더 보기1  사진2시민이 더 모일까봐 촛불도 켜지 못하게 하고 경찰이 세겹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시민들만 보임

by 누운돌 | 2009/11/03 20:14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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