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피할 수 없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공포 <노동세상>

피할 수 없는 미국 소의 공포 <노동세상>
  위험사회 대한민국(3)
  여상경 편집장 lworld.yeo@gmail.com 신정임 기자 lworld.sji@gmail.com
편집자 주
‘위험사회’를 저술한울리히 벡은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다.”라는 유명한 명제로 현대사회를 표현했다. 이전에는 사회적 불평등과 이를해결하기 위한 투쟁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으나 현대에 들어와서는 부자나 가난한 자나 똑같이 ‘평등하게’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다.‘경제적 부’로 대처할 수 없는 성질의 위험이 점점 더 생겨나고 있다. 기후변화, 변형 바이러스의 창궐, 오염된 먹을거리, 핵등 문명이 만들어낸 위험한 부산물은 점점 더 ‘모든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송년특집에서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위험해지는노동, 과학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핵의 위협과 과학기술이 빚어내는 감시사회, 지금은 다소 잊힌 미국 쇠고기의 유통 가능성과 정부의무대책, 성폭력을 비롯해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문제 등을 다룬다.
 
피할 수 없는 미국 소의 공포
위험한 먹을거리, 좌절당한 소비자 선택권
미국서는 수만 명이 감염된 쇠고기로 고통 받아
 
지난 11월20일, KBS의 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은 일반 소를 ‘횡성 한우’로 속여팔아 온 업체들을 소개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횡성 한우’라는 간판을 내걸고 영업해 온 서울 시내 10곳의 식당 중 8곳에서다른 지역의 소를 횡성한우로 속여 팔아왔다.
 
쇠고기 이력, 단추 하나로 조작 끝!
미국산 쇠고기 파동 이후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6월22일부터 쇠고기 이력추적제를 유통단계까지 확대시행하고 있다. 윤영렬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과 사무관에 따르면 쇠고기 이력추적제는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포장·판매에이르기까지의 정보를 기록·관리하여 위생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력을 추적해 신속하게 회수·폐기하기 위한 제도”라고 한다.그동안 시민사회진영에서도 원산지 표시제와 함께 이력추적제를 시행해 쇠고기의 안전한 유통을 보장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이러한 제도 역시 속여 팔겠다고 맘먹은 업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위 방송에 따르면, 횡성 시내 10군데의 식당에서 구입한쇠고기의 개체식별번호를 가지고 ‘DNA 동일성검사(판매한 쇠고기와 그 쇠고기에 부착된 개체식별번호의 유전자 일치여부를 검사)’를실시하니 70%가 조작·도용된 것이라는 충격적 결과가 나왔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개체식별번호를 무단 복제할 수 있는 것이다.그리고 매일 그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판매되고 나면 그 도용의 흔적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의말이다.
정부는 “이력제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쇠고기를 구입할 때 휴대전화로식별번호를 통해 소의 종류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처럼 원천적으로 조작·판매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역할만강조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홍길동도 울고 갈 미국산 쇠고기의 둔갑술
미국산 쇠고기를 국산 한우로 둔갑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서울에서 한우 전문점을 하고 있는 한 업주의 도움을 빌어 미국산 쇠고기를 한우로 ‘둔갑’시켜 보았다. 미국산 쇠고기의 한우 둔갑술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 이루어졌다.
현지에서 한우를 구입할 때 해당 소의 정보가 담긴 ‘축산물등급판정확인서’가 함께 따라 온다. 컴퓨터에 연결된 스캐너로 바코드를인식하면 축산물이력관리프로그램에 개체식별번호 등 해당 정보가 저장된다. 그러면 이 컴퓨터와 연결된 전자저울에 미국산 쇠고기를올려놓고 부위, 등급 등을 적당히 선택해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해당 정보가 적힌 스티커가 인쇄되어 나온다. 이 스티커를 포장된미국산 쇠고기에 부착하면 작업은 끝난다. 축산물이력관리 프로그램에 들어가 ‘주문 취소’ 버튼만 누르면 흔적마저 사라진다.무제한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 자리에서 휴대전화로 ‘소 개체 이력조회’ 프로그램에 접속(6626+무선인터넷키)해 보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1등급 한우꽃등심’으로 탈바꿈되어 나타났다. 정부가 보증하는 쇠고기이력시스템이 미국산 쇠고기를 국산 한우로 ‘합법화’시켜 준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미국산 쇠고기를 국산으로 둔갑시켜판매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산물품관원)이 전국의 호텔과 병원 등177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해 이 중 20곳을 원산지 허위 표시로 적발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키거나미국산과 국내산을 섞어 국내산 한우로 속여 파는 방법을 썼다.
지난 10월20일, 농산물품관원은 쇠고기 이력추적제 단속 결과 총 5,516개 업소 중 대형할인매장 등의 식육판매업소 91곳(개체식별번호 미표시 10곳, 표시착오 등 81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산물 품관원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위반 업소 이름은 ‘신상 정보’ 문제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원산지 허위표시는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지만, 이력제 위반은 아직 공개하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개체식별번호의 도용 문제에대해서도 “의심이 가는 업체에 대해서는 시료를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며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도용, 판매에 대해서는 단속을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달리 대책이 없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한우로 알고 속아 샀던 소비자들의 피해와 불안감도 커지고있다. 가족들과 함께 한우 갈비를 시켜 먹었다가 뒤늦게 미국산 쇠고기라는 사실을 알고 해당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건 한 시민은“아들이 ‘그럼 우리도 광우병 걸리는 거야?’라고 묻는데 할 말이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올 6월에는 미국산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판 업소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거부해 민변에 제소당하기도 했다.농림수산식품부는 “개인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가 침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들 업체의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미국 업체보다 부실한 대한민국 정부
그렇다면 국내로 들어오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실태는 어떤가. 강기갑 의원실에서 펴낸 <한미쇠고기 국정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변하기 위해 제출했던 각종 근거들이 허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하나가 미국의 동물성사료금지 조치이다. 광우병은 동물성사료를 먹은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사료금지조치의 확대를 주장해왔고, 그것이 확보되었다는 명분하에 월령 제한을 폐지했다.
그러나 작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표한 사료금지조치는 이전 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광우병 발생을 막을 수 없는 미봉책에불과하다는 것이 강 의원 측의 주장이다. 2005년에 입안예고된 안에는 주저앉는 증세를 보여 식용부적합 처리를 받은 모든 연령의소의 뇌와 척수는 사료로 쓸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공표된 조치에는 30개월 미만이면 뇌와 척수를 사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사료조치에 대해서는 미국 렌더링 업계(가축 부산물 등을 섞어 동물성 사료를 만드는 업계)조차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업계는 이력추적시스템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미국에서 치아감별법으로는 30개월 이상 된 소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고농가에서 연령을 속일 경우 검증 방법이 없다는 등의 내용을 미 관리예산국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미국 사료업계도 믿지않는 사료조치를 근거로 모든 미국소의 수입을 허가한 셈이다.
또한 EU 등에서 광우병 위험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내장 수입과관련한 정부 주장도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소장 끝 2미터에 파이어스패치라는 물질이 집중되어 있는데여기에 광우병 물질인 프리온이 모일 가능성이 크다.”며 회장원회부만 제거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농림부 자료는 문제의 파이어스패치가 소장 4미터에 걸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간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난것이다. 결국 내장 전체가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도 국민들에게는 2미터만 잘라내면 안전하다고 기만해 온 것이다.
이마저도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뼈 없는 살코기만 수입할 당시에는 X레이를 통해 전수조사가 가능했지만 회장원회부가 제대로 절단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일일이 냉동육을 녹인 뒤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O157 감염 미국 쇠고기, 알고도 회수 안 해
쇠고기를 수출하는 미국 현지에 대한 현장 검역작업 역시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지난 10월20일, 농림수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1년 전 미국으로 파견된 검역관의 현장 검증 실적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점검 과정도 부실할 뿐더러 한국 정부가문제가 있는 작업장에 ‘선적 중단’ 조치를 취하더라도 미국 측이 ‘개선됐다’고 통보하면 즉시 재수출이 가능하다.
작년6월부터 올 9월까지 이물질 검출 등에 의해 불합격을 받은 18건 중 2회 이상 불합격한 작업장은 4개 업체다. 그러나 수입중단조치는 ‘스위프트 비프’ 사의 969번 작업장 한 곳에 그쳤다. 선적 중단 기간에도 한국 수출을 계속하다 적발되기도 했던 이작업장에 대해 한국 정부는 현지 점검을 통해 큰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1주일 뒤 해당 작업장에서 O157에 감염된 쇠고기의대량 리콜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 미국은 O157에 감염된 다진 쇠고기 때문에 2명이 숨지고 26명이 감염되는 사고로 비상이 걸렸다. 감염환자 중 최소한18명이 스위프트 사에서 도축한 쇠고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위프트 사의 969 작업장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쇠고기는 올해만 1,770톤에 이른다. 특히 그 중 5~10톤의 분량이 O157 감염이 의심된다고 한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는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결국 O157 감염 쇠고기가 우리 국민의 밥상이나 아이들이 즐겨먹는햄버거에 들어간 것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에서 O157에 감염된 분쇄육으로 만든 햄버거를 먹고 하반신이 마비된 여성의기사가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수만 명이 햄버거를 먹고 질병에 감염되고 있다. 이러한 쇠고기들이 아무런 제재도없이 한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을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
미국 측의 상습적인 검역기준 위반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해당 업체의 명단 공개 요구도 거부해 왔었다. 민변 측이 작업장 별로 불합격 사유와 업체 명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광우병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를 거부해 왔다. 최근 법원의 ‘정보 공개’판결을 받고서야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 결국 쇠고기 이력추적제나 원산지표시제가 정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의국산 한우로의 둔갑과 불법적인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먹을거리 위험사회, 대한민국
얼마 전, “정부청사 구내식당에 미국산 쇠고기를 공급하겠다.”던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호언장담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대신정부청사를 지키는 전경들에게만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듬뿍 먹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것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국위선양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태릉선수촌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미국산 LA갈비를 무려 1톤 넘게 먹였다. 미국산쇠고기 소비량이 급증했다더니 결국 전경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돌아간 것이다.
“까라면 까”야 하는 애꿎은 전경들과체육선수들이 미국 쇠고기 소비량을 늘려 국위를 선양하는데 앞장선 것이다. “먹기 싫으면 먹지 말라.”고 하면서 안 먹을 수 없게만드는 나라, 어떤 선택권도, 어떤 항명도 가능하지 않은 이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쇠고기를 무차별적으로 공급하는 나라, 21세기위험사회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론 보다 많은 이윤을 위한 일부업체들의 탐욕이 이를 부채질하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정부의 태도다. 정부의 행정 처리에 대해 공개하는 것을 극도로기피하거나 거부해, 결국은 법원 판결을 받고 나서야 움직이는 ‘비밀주의’와 ‘권위주의’가 국민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자칫 선량한 농가와 업체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현지 농가와 직거래 체제를 만들어 국민에게 안전하고신선한 쇠고기를 공급하고자 노력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제도와 정책이 가지는 허점이 드러나는데 비해 정부는 이를감추기에만 급급해 한다면 결국 국민의 불신은 먹을거리 전반에 미치게 될 것이다.
현행의 솜방망이 처벌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원산지표시제 위반만이 아니라 이력제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도 그 명단을 전면 공개해 부도덕한 상술이 뿌리를 내릴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생색내기 식 단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치밀한 계도, 단속을 통해 건전한 상도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것이다. 나아가 현행 제도의 허점이 발견된 마당에 이를 시급히 보완하고 대체할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by 누운돌 | 2009/12/21 21:0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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