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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서울 아파트값, 美·日 버블붕괴 때보다 위험"

다음 아고라
올초에 나온 기업은행 보고서나 얼마 전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서 저는 속으로 빙긋이 웃었습니다. 두 보고서 내용이 모두 제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와 <위험한 경제학>에서 이미 주장했던 내용들을 상당 부분 그대로 따라오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은 보고서는 <위험한 경제학>에서 주장한 공급 과잉 추산치를 직접 인용하기도 했고요.
 
물론 이들 보고서 내용이 저나 우리 연구소 주장을 '표절'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경제 현상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분석하다 보면 비슷한 분석도구를 사용하게 되고 결국 비슷한 결론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사실 기은이나 현대 보고서의 주장 내용은 이 곳 아고라에서는 이미 '상식'이 돼버린 내용들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이 아고라에서 이뤄지는 집단지성의 정보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제 여러 일로 바빠서 산은경제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을 보지 못하다가 어제 잠자기 전 인터넷뉴스로 보도내용을 읽으면서 또 한 번 '크크'하며 웃게 됐습니다. 아직 산은경제연구소 홈페이지에 원문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기사 내용만 보면 상당 부분 <위험한 경제학>에서 설명한 내용을 원용한 듯한 부분이 있어서입니다. 아래 링크로 건 기사에서 따온 부분입니다.

 "서울 아파트값, 美·日 버블붕괴 때보다 위험"
(종합)산은경제연 "집값-물가 격차 커"… 빚 상환능력은 감소중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0032316000788231&outlink=1

  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87 물가와 주택가격을 각각 100으로 놓았을 2009 서울의 아파트 가격과 물가(전국) 각각 505.8 277.9 '아파트가격-물가' 격차는 227.9 조사됐다. 이는 미국의 주택가격 버블 붕괴 당시인 2006 격차(179.2) 일본의 주택가격 거품 붕괴 당시인 90 격차(96.6)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 부분은 제가 <위험한 경제학> 1권에서 "집값, 언제 어떻게 꺼질까"라고 썼던 내용 중에 제가 했던 작업과 사실상 같은 내용입니다. 그 부분의 설명과 <도표>를 인용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아래 도표 설명에서 3국의 물가 갭의 구체적 수치를 쓰지 않았지만, 사실상 분석 내용은 같은 것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수치는 비교 지역과 시점이 약간 달라 약간의 차이는 있어 보입니다만. 이외에도 산은이 분석한 소득 대비 집값 수준이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문제 등도 이미 <위험한 경제학>에서 모두 다뤘던 내용입니다. 사실은 그 전에 이 내용들 상당 부분을 원래 <경제시평>의 '시사경제'에서 이미 다뤘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올초의 기업은행 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에 이어 이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경제연구소까지 부동산 버블 붕괴와 대세하락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는 상황에 이를 만큼 이제 국내 부동산 시장도 한계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들 연구소들의 행태입니다. 우리 연구소와 같은 전문 연구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사회적 사전경고 기능입니다.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버블이 최소화되도록 하고, 또한 일반 서민가계가 위험한 시기에 부동산 선동에 휘둘려 위험한 부동산 올인을 하지 않도록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거품은 부풀대로 부풀고, 정보력이 부족한 일반 서민들은 무리하게 빚을 내 '폭탄'을 떠안은 뒤에야 뒤늦게 뒷북을 둥둥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대다수 언론들이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분양대전을 앞두고서도 '공급이 부족하니 집값이 2~3년내 폭등할 것"이라고 허무맹랑한 선동보도를 쏟아낼 때 이들 연구기관들은 뭘 했습니까? 저는 당시에 공급부족론이 얼마나 허구인지, 그리고 얼마나 주택 공급이 일반 가계의 소득 수준이나 현재 집값 수준 대비 공급 과잉인지,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도권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을 경고했습니다. 저나 저희 연구소 자랑을 하려는 얘기가 아닙니다.
 
저희 같이 유료 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꾸려가는 조그만 연구소도 하는 일을 왜 수십, 수백 명의 인력을 가진 연구기관들이 수많은 가계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사전에 경고하지 않는가 말입니다. 거꾸로 정부에 건설부양책이나 부동산 부양책을 주문하면서 가계를 희생해서라도 건설업계를 살려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했는가 말입니다.

 도대체 이런 연구기관들을 정말 전문 연구기관이라고 믿고 살아가야 하는 이 땅의 서민들의 현실에 가슴이 저며올 뿐입니다. 이들 연구기관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않고, 부동산 광고에 목을 맨 한국의 대다수 언론들이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위험성을 경고하기보다는 선동보도에 열을 올리는 현실이 가슴 아파 저는 더더욱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그렇기에 '서민들은 모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부제까지 달아가며 <위험한 경제학>을 통해 사전경고하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제 잘났다는 얘기로 들리실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어떻게 한 나라의 전문기관이나 언론들이 서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서민들을 등치고 우려먹기에 정신 없는지 개탄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어쨌거나 이제 제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거품에 대해 경고하는 기관들이 생겨나고 많은 분들도 새롭게 인식을 가지게 됐기에 이제 저는 조금씩 목소리를 낮춰가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저는 저의 새로운 소명의식이 인도하는 대로 앞으로 세금 및 재정 오남용 문제에 대해 좀더 비중을 두고 연구를 해가려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연구소의 부동산 문제 연구 비중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좀더 구체적으로 밝힐 기회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뼈가 있는 사족: 조선일보 등 일부 신문들은 지난해 10월경 저와 우리 연구소의 주장을 멋대로 왜곡해 '폭락론자' '종교적 종말론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왜 산은경제연구소의 주장은 '폭락론' 종교적 종말론'이라고 비난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아래>는 위험한 경제학 1권, 132~136쪽에서 인용한 내용입니다. 지난해 '시사경제'에서 소개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과도하며 향후 어떤 식으로 꺼질 것인지 추정해보자. <도표3>은 한미일 3국의 물가지수와 명목 주택가격 추이, 그리고 두 지수의 차이를 도표로 나타낸 것이다. 미국의 주택가격 지수(케이스-쉴러지수)는 한국의 서울이나 수도권에 대응하는 미국10대 도시 가격지수를 사용했으며, 일본 역시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의 주택가격지수를 사용했다.


이 도표를 통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주택 가격이 한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물가 수준을 지속적으로 뛰어넘어 무한히 상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부동산 버블이 발생할 때 상당 기간에 걸쳐 물가 수준을 뛰어넘어 버블 주택가격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더 긴 흐름에서 보면 결국 물가 수준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선, 일본을 보면 1986년부터 주택가격이 급상승해 1991년 정점을 기록했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3년경에야 물가지수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버블 붕괴 시기에 부실채권 정리 및 건설, 금융업 등의 구조조정 지연,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추세, 부동산 거품 붕괴 여파 등이 맞물리며 소비자물가지수 이하 수준에서도 상당 기간 주택 가격이 머무르고 있다.


<도표3> 한미일 3국 물가 및 주택가격 추이


미국의 경우에도 1980년대 후반에 주택 가격이 물가지수 수준을 약간 상회했으나, 이후 1990년대 내내 물가지수 수준을 밑돌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주택가격이 급상승하면서 2006년 6월에 정점을 찍고 이후부터 서브프라임론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빠른 속도로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다. 2009년 2월 현재 미국 10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고점 대비 약 30% 가량 하락했다. 그런데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10~15% 정도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각 전문가들의 전망이 현재 미국 주택가격이 물가지수 수준과 보이는 격차와 비슷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또한 부동산 버블이 해소된 뒤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주택가격이 회복하지 못하고 바닥권에서 최소 수 년 동안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우 2008년 하반기부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초기단계에 진입했지만, 부동산 거품이 거의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가격과 소비자물가지수와의 갭은 부동산 버블 정점기의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결코 적지 않다. 따라서 한국의 주택 가격도 어떤 식으로든 미국이나 일본처럼 부동산 거품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서 빠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상당한 충격이 동반되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http://cafe.daum.net/kseriforum)

by 누운돌 | 2010/03/24 19:2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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