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가만히 있으라" 추모행진 - 용혜인님 5월10일

"가만히 있으라" 열사람의 한걸음을 위해 더딘 걸음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용혜인 2014-05-04 청와대 자유 게시판
안녕하세요, 지난 4월 29일에 청와대홈페이지를 통해 “가만히 있으라” 침묵 추모행진을 제안드렸던 스물다섯살 용혜인입니다. 지난 4월 30일에 첫 침묵행진을 진행했고, 50여명이 모이면 정말 많이 모이는 것이라 예상했던 저의 기대를 깨고 250여명의 시민여러분들이 모여 침묵행진에 동참해주셨습니다. 5월 1일에는 두 번째 제안글을 올렸고, 5월 1~2일동안 사정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하시는 분들게 정말 많은 분들의 응원과 지지메세지를 받았습니다. 5월 3일에는 지난 4월 30일보다 더 많은 400여명의 시민여러분들이 침묵행진에 함께 해 주셨습니다.

홍대에서 모여서 침묵으로 행진하고 너무 많은 분들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셔서 추모행진 일정이 지연되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일정은 지연되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나와서 하신다는 사실에 정말 벅찼습니다. 명동에서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마지막 자유발언 시간에는 장소가 협소해서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기적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시청광장 시작된 마지막 행진에서는 함께 행진해주시는 분들이 워낙 많다보니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민분들에게 불편을 드릴까봐 횡단보도를 한번에, 그리고 빠르게 건너기 위해서 횡단보도 앞에 너르게 섰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빠르게 우리가 서있는 횡단보도를 막아섰습니다. 형사님들이 홍대에서부터 계속 함께했지만, 실제 저희를 막아서지는 않으셨기 때문에 안심하고 추모하는 침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막아서니 당혹스러웠습니다. 두렵기도 했습니다. 함께해주시는 많은 분들 앞에서 그러면 안되는데 눈물이 막 났습니다.

경찰과 부딪히는게, 추모와 침묵행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 자리에 앉아서 전에 못다한 시민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와야 한다는 말씀, 아이와 함께 나오셔서 이게 불법이라면 경찰이 잡아가면 잡혀가겠다는 한 여성분의 말씀, 팽목항에 직접 다녀오신 남성분의 눈물, 그리고 서로서로 흥분하지 말자며 다독이던 시민여러분들. 경찰의 사법처리하겠다는 엄포에도 자리를 지켜주신 시민분들...

경찰들 속에서 저는 저에게 ‘외로운 길에 힘이된다’며 메시지를 보내주신 두분의 유가족분들이 생각났습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오보와, 제대로 정보취합도 못하는 정부대책본부들 속에서 직접 박근혜대통령과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던 유가족 분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막아섰던 300여명의 경찰들도 기억합니다. 그때 유가족분들의 기분이 이랬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경찰들 속에서, 우리가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말 속에서, 그리고 사법처리 하겠다는 엄포 속에서 얼마나 속상하고 억울하고 두렵고 또 외로우셨을까.

저희를 막아선 경찰을 보면서, 이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 민낯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족들을 막아선 300여명의 경찰, 그리고 차안에서 저를 몰래 찍던 2명의 남성, 그리고 진도체육관 안에서 유가족들을 감시하던 하루평균 22명의 경찰, 그리고 어제 우리를 막아서고 엄포를 놓던 경찰. 아마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무언의 외침이 참 두려운가봅니다.

사실,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줄 몰랐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첫 행진에 50여명이 오면 많이 오는게 아닐까 기대했고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실 거라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지금 쏟아지고 있는 많은 관심과 제안에 매우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며, 조심스럽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가만히 있으라” 슬로건과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이 외침이 다양한 곳으로 퍼져나가길 바라며, 그러한 자발적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청소년, 대구, 대전, 구미 등에서도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하시려는 분들이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양한 주체와 다양한 공간에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외침들이 터져 나오는 것 같아 가슴 벅찹니다. 더더욱 많은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이 생겨나길 바라며, 침묵행진이 어려운 분과 공간에서는 “가만히 있으라”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인증샷을 남겨 인터넷에 올려주시는 것도, 이 “가만히 있으라” 슬로건이 더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벅찬 가슴을 안고, 그리고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유가족분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세월호 사고로 인해 희생된 그 속절없는 생명들을 추모하며 세 번째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을 준비하려 합니다. 무저항은 결국 가만히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한사람의 빠른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을 위해 더딘 걸음을 걷고자 하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5월 10일 토요일,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다시한번 모여주세요! 그리고, 5월 10일에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모여주세요. 친구, 가족, 동료들에게 5월 10일까지 침묵행진에 대해서 더 많이 알려주시고,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와주세요. 오른손 왼손에 한명씩, 그리고 그 친구들의 손에 또 한명씩 손을 잡고 더 많은 분들이 모일수록,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유족분들에게 힘이 되고 다시 세월호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날 10일 저녁에는 안산 분향소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세 번째 추모행진을 하고 고잔역에서 분향소까지 행진하고, 희생자분들 앞에서 분향을 하며 다시 새롭게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마음을 다져보려 합니다.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모였던 우리를 잊지 않겠습니다.
생명보다 돈이 더 중요한 이 사회를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5월 10일,
오후 2시 홍대입구역 9번출구
오후 4시 명동 밀리오레
오후 7시 안산 고잔역

드레스코드 : 검정 혹은 경건한 복장
준비물 : 노란 리본을 묶은 국화, 마스크

용혜인 : 010-30육육-32육0

by 누운돌 | 2014/05/05 02:1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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